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갈매기_뜨레플레프
등록일 2016-06-14 조회수 891

 

<갈매기_뜨레플레프>

 

 

다신 자살 같은거 안해요. 엄마, 그때는 제 스스로를 주체할 수도 없던 미칠 듯한 절망의 순간이었어요.

앞으로 다시는 그런일이 없을 거에요. (그녀의 손에 키스한다) 엄마 손은 약손이에요. 아주 오래 전 어머니가 아직 국립극장에 계실 때, 나는 그때 어린애였지만 저의 집 뒤뜰에서 싸움이 벌어져 집의 세탁녀가 얻어맞은 일이 있었던걸 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. 기억하세요? 여자는 의식을 잃고 실려왔죠. 그러자 엄마는 줄곧 그 여자를 돌보아 주시면서 약을 가져다주시고 아이들에게 더운물을 쓰게 하셨지요. 그걸 기억하지 못하시나요? 그때 우리 옆집에는 두 사람의 발레리나가 살고 있어서 엄마한테 커피를 마시러 자주 오곤 햇지요...(사이) 요 이삼일 동안은 저 어렸을 때 처럼 부드러운 기분이 생겨서 인지 무턱대고 엄마가 좋아져요. 엄마 외에 지금 내게는 아무거도 남아있지 않아요.  그런데 엄마는 왜 그런 사람에게 꼭 잡혀있으세요? (울컥하여) 고결한 인격자? 그러니 엄마는 제가 결투를 신청한다 했을 때 그 사람의 고결한 인격을 위해 도망치게 하라는 건가요? 그가 떠나려는 건 수치스러운 패주에요! 그 비겁한 작자가 다시없는 고결한 인격자라 저의 엄마는 그 사람 때문에 거의 매일같이 싸움이라도 할듯 으르렁 대고 있어요! 지금쯤 응접실이나 뜰에서 우리를 비웃고 있을거에요! 니나를 계몽하면서! 자기가 천재라는 신념을 확고히 그녀의 가슴속에 뿌리 박히게 하면서!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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